관계 해가 지날수록 나를 오롯이 아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 같다. 새롭게 만나게 된 이들과는 대부분 비즈니스적으로 맺어져 피상적인 대화가 주를 이루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들과는 각자의 스케줄로 점차 그 연락과 만남의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어렸을 적에는 대부분 학교나 학급 단위로 다같이 움직이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니 그만큼 공통적으로 나누고 공감할 이야깃거리들이 많았지만, 대학교 이후로는 각자 배우는 일도 하는 일도 달라져 공통분모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려워지고, 어렵게 꽃피운 대화 주제도 금세 사그러들고 만다. 매일 근심 섞인 하루를 보내고 힘겹게 몸을 누이지만 모두가 각자의 짐을 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말없이 엷은 미소만을 띄우며 나의 짐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