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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03의 주저리

아 또 무엇을 위해 오늘 하루를 태워냈나.덧없이 스러지는 햇빛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다.또 어둠이 오고, 또 그곳에 스며들겠지.나와 이것을 분리하려는 노력은 어저면 헛된 꿈이었을지도 모른다.살아가면, 살아지지만.그만큼 문드러지고 있는 것만 같은 나날들 속.기대일 곳, 그것마저 안되면 매달릴 곳을 찾아 헤맨다.이 모든 것이 독이다.솔직하지 못했던 나에게 주어지는 벌이다.삼켜낸 말들 속 어떤 것이 세상에 드러났어야 옳은지 모르겠다.항상 진실만이 답은 아니다.때로는 그럴듯한 달콤함으로 위장한 거짓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그러나 모든 것을 비틀어버리더라도, 진실을 놓을 수가 없다.결국 나는 오늘도 진실을 내뱉는다.불안해하면서도 참지 못해 여전히 진실을 실어 나른다.나의 진실은 의아함만을 남겼을 것 같다.나..

카테고리 없음 2026.06.03

조각 모음집 4

1.언젠가 나의 존재가 당연시되고나를 더이상 귀히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내가 해줄 수 있는 건.마지막 이별을 멋지게 장식하는 것.그리고 그 사람이 차지하던 마음의 부분을 도려내어작별의 날개를 달아 먼 곳으로 보내 주는 것.2.책을 각 잡고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그동안 손에서 놓고 있던 책을 요즘 다시 읽고 있다.때로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연구하듯 모든 걸 빠뜨리지 않고 주워담으려 하지 않아도,그저 산책하듯이 주변을 여유로이 거닐어도 좋다.그런 부드러움 속에서도우린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때로는 새로운 발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3.배려 없는 위선에 이제 지쳤다.모든 걸 포용하려던 마음도 이젠 다한 듯하다.이 미움을 어떻게 풀어내야 좋을지 모르겠다.이 마음을 끌어안고 있으면 ..

2026.01.26

조각 모음집 3

1. 굉장히 예전에,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린 책이 있었다.에세이였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글의 방향이 조금 달라서였다.그 이후로 다시 그 책을 펴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얼마 전 만난 지인과책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 주었는데,그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얼마 후 집에서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그때 그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그 책을 다시 집어들었다.예상 못한 부분에서 튀어나와 마음에 남아버린 기억처럼,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새로운 뭔가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면서.2.사무실의 개수대는 물 온도 맞추기가 어렵다.조금만 왼쪽으로 가도 손이 델 정도로 뜨거운 물이 나오고,조금만 오른쪽으로 가도 얼음장 같이 찬 물이 나온다..

2026.01.14

조각 모음집 2

1.내 마음 속 일로 머리가 시끄러울 때에는 바깥으로 관심을 돌리고,바깥 일로 머리가 시끄러울 때에는 내 마음 속으로 관심을 돌린다.요즘 매일 스위치를 껐다 켜듯이 하는 일이다.그러나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게 되면 다시 그 일로 머리가 시끄러워지게 된다.역시 중도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2.야근이 예정되어 있던 어느 날,일이 끝나고 식사를 하던 여느 날과 다르게오늘은 제 때 식사를 하고 싶었다.갑갑해진 마음을 잠시 끊어내고 싶었던 것 같다.그렇게 느린 발걸음으로 식사를 하고,찬 공기를 맞으며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리고 이어폰을 꽂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한 곡 들었다.그렇게 식사 시간이 끝났고, 다시 업무로 복귀해야 했지만,그 시간 동안 잠시나마 마음속에 응어리져 있던 것들이 풀어..

2026.01.05

조각 모음집 1

1. 일전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기사님의 클락션, 큰 목소리와 함께 그 쪽에서 기다리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이번에는 엉거주춤 하게 맞는 자리에 서서 버스기사님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그리고 버스에 타자마자 맞이한 기사님의 함박웃음.같은 기사님은 아니었지만, 괜히 얼어붙어 있던 내 모습과버스를 기다리며 느꼈던 20분의 추위가 사르르 녹았다.2.소중한 이를 마음에 품으면그들이 했던 이야기가 마음 깊은 곳 새겨진다.서점에 잠깐 들렀다가최근 누군가가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던 책이 눈에 들어오고,또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괜스레 책을 한 번 집어들어 내용을 훑어보고,캐릭터 인형이 진열된 모습을 찍어 사진을 보내 보았다.어딜 가든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은은히 맴돈다.3.내게..

2026.01.03

250918의 주저리

오늘의 선곡은 아이유의 '바이, 썸머'.발매는 없을 것이라던 곡이, 눈 앞에 나타났다.선물같이 다가온 곡, 일주일 내내 이 한 곡만 들었더랬다. 이전에도 블로그에 해당 곡에 대한 감상을 올렸었지만,지금 가장 마음에 와닿는 가사는 다음 부분이다.'안녕, 오랜 내 여름아, 뒤돌아보지 마' 여름 다음은 봄일 줄 알았는데, 또 한 번의 여름이 찾아왔다.지난 여름은 많이 뜨거웠더랬다. 미움과, 분노와, 증오와, 슬픔에.휘몰아치는 감정들 속을 하루하루 헤쳐나갔다.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그리고 미래의 언젠가 또 이 짓을 반복하고 있겠지만.끝내는 다 부질없을 것을, 무엇에 그리도 나를 태워냈나 싶다. 좋아하는 것만 향유하기에도 모자른 날들이다.다음 생이 없을 거라면, 이번 생을 후회없이 살다 가야 하지 않겠나.먹구..

글/주저리 2025.09.18

250805의 주저리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 모르겠는 요즘이다.마치 감정을 잃은 것 같다.옛날의 내가 그토록 바라던 바로 그것이다.높지도, 낮지도 않은 0의 상태.흐르듯이 움직인다.오전 10시의 나는 여기에 있어야 하고,오전 11시의 나는 여기에 있어야 하고.오후 4시의 나는 여기에 있어야 하고,오후 8시의 나는 여기에 있어야 한다.어느덧 틀과 같이 정형화된 일상에나도 모르는 사이 스며들게 된 것일까.아무리 보고 싶은 것이라도보지 않는 편이 더 나을 때가 있다.그것이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소중하다고 꼭 쥐어내면그대로 바스러질지도 모른다.아니던가, 외면을 택한 내 손 안에서천천히 시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영원히 시들지 않기를 바랐고,또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건만.불확실함 속에, 정해진 시간 속에 맞추어 움직인다.언제 세상이 ..

글/주저리 2025.08.05

250728의 주저리

정신없는 또다른 하루가 지나갔다.늘 신던 신발에 뒷꿈치가 까지고,눈코 뜰 새 없이 업무만 했지만,그동안 고생한 것의 끝이 보여마음이 조금이나마 시원해졌던,그런 묘한 날이었다. 요즘은 한동안 음악을 들을 때마다다음의 순서대로 음악을 듣곤 했다. Gracie Abrams - I Love You, I'm SorryGracie Abrams - I miss you, I'm sorryROSE - number one girlAriana Grande - twilight zoneTaylor Swift - Safe & Sound 폭풍같던 날들을 버티게 해준 노래들이다.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병가를 고민했다.일 - 잠 - 일 - 잠 - 일 - 잠의 연속이었고,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한없이 버겁기만 했다.몸 상태는 여기저기 ..

글/주저리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