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시작 다른 해와 다르게 유독 고요했던 1월 1일. 새로운 해가 찾아왔다는 벅찬 느낌도, 올 한 해가 지나갔다는 아쉬운 느낌도 없었다. 나이가 늘었다는 감각도 없었고, 설레임을 담은 새해 목표 같은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날짜는 모두의 의사소통을 위해 규정된 그 무언가. 그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보통의 또 다른 하루가 지나갔다. 일기장을 들추어 보았다. 작년 이맘때쯤의 내가 보였고,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지난 한 해의 목표, 바로 '덜어내기'였다. 세상의 그 모든 것들에 압도되는 감정을 느끼고 있을 그 어느 시점에 내가 날 살리기 위해 선택한 목표. 내 주변을 이루는 것들을, 내 마음 속의 여러 생각들을. 덜어내고, 비워내고, 고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