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2) (2023.08.20)

한걸음 365 2023. 8. 21. 10:27

감정

 

이따금씩 찾아오는 일련의 감정들이 있다.

 

간결하게 표현해내기엔 너무도 오래된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어

제대로 설명조차 할 수 있을까 싶은 감정들.

 

그렇게 나는 이러한 감정들을 끊어내지도 못하고, 표현하지도 못하고

그저 끌어안고 괴로워만 하고 있다.

이 감정들에 대해 현재 내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외면, 그리고 망각뿐이다.

 

다 털어내고 잘 잊고 지내는 듯 하다가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 불쑥불쑥 튀어나와

머릿속을 잔뜩 헤집어 놓고 가버리는 이 감정들은

그 어디로도 향하지 못하고 갈 곳을 잃은 채

마음 한 구석에 하나둘씩 쌓여가기만 한다.

 

그렇게 곪아가겠지.

결국 이것들이 날 어디로 이끌지 몰라 그것이 두렵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괜찮지 않다.

나는 오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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