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마음 속에서 가까운 거리에 머물던 누군가는 그만큼 짙은 향을 남기고 가고,
가까운 거리에 머물던 또 다른 누군가는 마음 한 구석을 깊게 베어내고 간다.
상대방과 나의 거리가 가까울 수록,
향은 더 짙어지고,
상처도 더 깊어진다.
언젠가 그 어느 날,
잔뜩 가시를 품게 되어
내 입에서 나오는 말, 내가 행하는 행동들이
그 어떤 것으로도 부드럽게 포장하기 힘들 만큼 날카로워 질 때면,
난 잠시 그들에게서 멀어진다.
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싶지 않기에.
나 또한 깊은 후회 속에서 몸부림치며 나 자신을 미워하고 싶지 않기에.
이런 마음이 충분히 전해지지 못한 것일까.
그렇게 시야에서 사라진 나를, 그들은 애타게 찾는다.
내가 한 보 물러나 있는 것을 보고 두 보 더 가까이 온다.
나는 이에 네 보 더 뒤로 물러난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추격전을 벌이다,
결국 그들에게 손목을 붙잡힐 때면
나는 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나에게는 끝없는 후회가 남겨진다.
그 어디에도 괴롭지 않은 이가 없다.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정 (2) (2023.08.20) (0) | 2023.08.21 |
---|---|
미소 (2023.07.14) (0) | 2023.07.16 |
말 (2023.06.16) (0) | 2023.06.16 |
무너짐 (2023.06.10) (0) | 2023.06.11 |
오해 (2023.05.19) (0) | 2023.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