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나는 항상 쉬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왔다. 공부, 일 이외의 다른 것을 하는 모든 시간에 짓눌리는 감정을 느꼈었다. 밥을 먹는 시간도, 잠을 자는 시간도. 그 모든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먹는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살기 위해 먹는 것에 가까웠으며 또 다른 공부, 일을 위해 끼니를 때우는 것에 불과했다. 꿈에서는 항상 누군가 나를 뒤쫓아 목숨을 위협하곤 했다. 아침의 나는 잔뜩 긴장하여 굳어진 몸으로 일어나거나, 땀에 적셔진 채 숨을 헐떡이며 눈을 뜨곤 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 자리에 가서도 하지 못한 일들과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생각에 짓눌려 그 자리를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 들면, 그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쉬어야 할 정도로..